자유게시판

솔직 후기
작성자 : 박미경 l

인터넷에 널려있는 오플에 대한 거의 찬양수준에 가까운 후기들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오플에 대한 환상을 가지게 되었고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설레는 가슴을 안고 세부로 날아갔어요.
그럼 실제로 오플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3일간 펀다이빙을 해 본 결과 처음의 그 기대감은 충족이 되었을까요? 혹시 실망하고 오지는 않았을까요? 강사님들, 긴장되시죠?ㅎㅎㅎ

솔직히 첨엔 좀 실망스러운 면도 있었어요. 자정이 훨씬 넘어 오플에 도착했을 때 헬퍼 한분이 가방을 2층 숙소로 들어다주고 내려가셨는데 생각해보니 방 키를 안 받았기에 나가보니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려야 했어요. 화장실엔 휴지통도 비워져있지 않았고 (그 날만 청소담당하신 분이 실수 하신 듯... 내가 체크아웃하고 몇 시간 후에 올라가 보니 아주 깨끗하게 새 손님 맞을 준비가 되어 있었어요.) 욕실 물은 쫄쫄거리며 넘 약하게 나와서 샤워하는데 엄청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 날은 넘 늦어서 아무도 못 만났지만 다음날 아침에 내려가면 누군가가 반갑게 맞이해줄 줄 알았는데, 아침에도 내가 기대했던 따뜻한 환영이나 자상한 안내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ㅠ-ㅠ

그렇게 뻘쭘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내 앞에 짠하고 칸쌤과 공쌤이 나타나셨어요. 1일차 펀다이빙을 마치고 2일차 다이빙을 준비하는데 내 슈트가 없어져서 찾고 있자니 너무나 멋진 외모의 칸쌤이 나타나셔서는 어제 보니 슈트가 넘 커 보여서 작은 사이즈로 바꿔주려는 거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내가 부탁도 안했는데 눈여겨보시고 알아서 바꿔 주신 거예요. 그리고 부탁도 하기 전에 먼저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내 핸드폰을 받아가기도 하시고 마지막 날 필리핀 강사님이 넘 빨리 다니셔서 쫒아 다니느라 죽는 줄 알았다고 컴플레인을 했더니 바로 필리핀 강사님께 말씀하셔서 속도도 조절해 주셨어요. 외모만큼이나 마음도 훈훈하신 칸쌤, 너무나 감사드려요~^^  

공쌤과의 인연은 쌤이 내가 속한 펀다이빙 B팀을 담당하시면서 시작되었어요. 내가 누가 강사인지 모르겠다고 하니까 강사님들을 한 분 한 분 가리키며 이름을 알려주시고, 다이빙이 끝나면 화이트보드에 강사님들이 매 다이빙의 정보들을 적어 놓으시니까 그걸 보고 로그북을 적으라고 가르쳐 주셨어요. 그리고 배 위에서 다음 다이빙을 준비하는 동안 추워서 벌벌 떨고 있는걸 보시고 다음날 헤라샘께 자켓을 빌려다 주셔서 너무나 따뜻하게 break time을 보낼 수 있었어요. 정말 감동 그 자체였죠! (헤라샘께는 자켓을 돌려드릴 때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자리에 안 계셔서 미쳐 감사를 못드렸네요. 헤라샘~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번엔 방학동안 길게 일정을 잡고 다시 방문하라고 당부하시고 크리스마스 때 오면 엄청 신나고 재미있을 거라고 알려주셨죠. 너무나 자상하시고 따뜻하신 공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그 밖에도 1일차 펀다이빙 끝나고 로그북 타임을 놓쳐서 다음날 부탁을 했는데도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다이빙 수첩 보여주시며 적으라고 하시고 마지막 날 떠나올 때 끝까지 남아 차에 올라타는걸 봐주신 밥쌤, 그리고 밤 11시반까지 함께 남아 친절한 말씨로 오플을 떠나는 일행들에 일일이 따뜻하게 인사를 나눠주신 듬직하신 로이스터 샘, 3일간 찍어주신 사진을 빛의 속도로 내 USB에 담아주시고 마지막 날 연착된 비행기 땜에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내내 함께 해주신 피터샘께도 감사드려요.

Last but not least, 어마 어마한 포스 풍기며 둘째 날 배에 함께 오르신 JM샘, 엄청 비싸 보이는 최첨단 카메라를 들고 바다 속을 누비고 다니며 멋지고 예쁜 사진들을 찍어주셨죠. 지금도 그 사진들 들여다보며 오플앓이 하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다음에 오플에 가면 어리바리 헤매지 않고 더욱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오플은 처음의 실망감을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맛난 음식을 먹고,훌륭한 강사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이라는거예요.  다시 뵐 때까지 강사님들, 그리고 너무나 해맑고 친절하신 현지 직원 분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 바래요. 멋진 추억 만들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