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후기 쪄왔습니다! (OW+AD)
작성자 : 조혜주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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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쌤!! 후기 기다리셨죠?! 기다리신 거 다 알아요!
쌤이 목 빠지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빠른 후기를 작성하러 주말엔 거의 쳐다보지도 않는 컴퓨터를 켰어요. 흠흠. 딱히 칭찬을 바라는 거 맞구요 흠흠.

Anyway, 안녕하세요. 저는 2/3~2/7 오플에서 OW+AD코스 받고 온 조혜주라고 합니다.
기억력이 엄~~청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ㅠㅜ) 기억이 퇴색하기 전에, 그나마 생생할 때 후기를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책임감에 열심히 글을 써봅니다.

때는 바야흐로 11월 중순경, 원지(같이 OW+AD딴 친구)가 연락이 옵니다. 내년에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따러 갈 생각 있냐고. 선뜻 콜 했습니다. 3일만에 날짜 정해서 발권합니다. 저희 행동력 만세입니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싱숭생숭해졌습니다. 바다가 무섭기도 하고 본 적 없는 바닷속에 대한 상상에 설레기도 하고. 막상 가서 못 할 것 같으면 어쩌지? 싶다가 에이, 못 하면 바닷가니까 발 닿는 데에서 첨벙첨벙하며 휴양이라 생각하고 놀다 오지 뭐!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여 세부로 출발했습니다.

저희의 오픈워터와 어드밴스드 과정을 총체적으로 책임져주신 꾸쌤! 누구든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며 그 매력을 알게 되면 말 그대로 ‘바다를 열어준’ 첫 번째 선생님을 잊을 수도 없고, 평생 감사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오픈워터 두 번째날, 그러니까 첫 개방수역날, 플랜테이션 베이에 갔던 순간의 감동을 정말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내가 물 속에서 편하게 숨쉬고 있고, 물 속 세계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고 컬러풀했고 (당시엔 초기라 체력이 남아있어서 코로 숨쉬는 게 덜해서 마스크가 꽤 잘 보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그 순간을 눈에 담아두고 싶어서 바닥에 로프잡고 있으면서 연신 두리번댔어요. 굉장히 시끌시끌한데 산호 색깔도 너무 예쁘고 주변에서 헤엄치는 열대어도 너무 예쁘고, 진짜 맘 같아선 뭔가 엉엉 울고 싶은데 참았어요.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울컥해요 ㅠ.ㅠ
이후에 잘 했던 순간도 있고, 맘 같지 않게 부력조절 실패로 두둥실 뜨고 끌어내려졌다 또 뜨고 하던 어드밴스드 첫 날 같은 때도 있고 했지만 그 힘들었던 순간마저 좋았던 기억이 강해서 다 좋게 느껴져요. 쌤은 그때 넘나 고생하셨는데 이 자리를 빌려 사죄합니다 크흡.
꾸쌤 사실 육지에선 쌤 말씀하실 때 저 귀도 안 좋고(?) 쌤 발음도 종종 안 좋으시고 해서(!) 멍때릴 때도 왕왕 있었는데 진짜 물속 들어가는 순간 진짜 믿음직~~~~~!! ㅎㅎㅎ 바닷속을 유영하는 게 좋으면서도 낯설어서 마스크에 김서리는 순간에도 열심히 쌤을 따라가는 저랑 원지를 발견할 때면 엄마닭 쫓아가는 햇병아리가 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저는 강렬한 열망보단 약간의 호기심과, 살짝 얼떨결에,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하게 됐지만 이번에 이 과정을 하며 느낀 게 정말 이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만한 것이구나- 절감했어요. 내가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해 일반적으론 ‘모르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도 흥미도 일지 않지만, 한번 발을 들인 순간 사람을 확 매혹시켜버리는, 그런 매력이 있는 엄청난 바닷속 세상! (그래서 우주도 그런 매력이 있는 세계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됐는데 우주여행은 비용이 넘사벽일 것 같아서 한동안(?) 패스...)

그리고 세부 오션플레이어에 계신 스태프분들과 다이버분들, 정말 하나같이 다들 좋으셔서 행복했어요. 다이빙 하시는 분들은 다 이렇게 성격이 좋은건가?! 하고 일반화하고 싶을 정도로 따뜻한 느낌이 가득했어요. 과시한다기보단 서로 돕고 배려하고 함께 배려를 해나가는 게 스쿠버다이빙이 아닐까? 나름의 생각을 해보기도 했구요. 일단 버디시스템이라는 거 자체가 내 몸 말고 다른 사람을 세심히 살피고 함께해야하는 구조니까요. 여튼, 그곳에서의 5일이 너무 좋아서 일정이 채 마무리 되기도 전에 4월에 다시 방문하는 비행기표도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당!! >.< (안녕 내 텅장....ㅠ.ㅠ) 낯을 가려서 많은 대화는 못해봤던 다른 쌤들, 스태프분들과 다이빙 같이 할 수 있는 기회 가지면서 다들 더 친해지고 싶어요~

꾸쌤, 진심으로 감사했고 저 잊어버리시면 안 돼여 ㅠㅠ
앞으로 점점 더 좋은 다이버가 되어갈 테니 기대하세요! ;) 언젠가 정말 병아리 말고 대등하게 다이빙 즐길 수 있는 다이버가 되고 싶어요 헿헿(누군가 포부는 크게 가지라고 했습니다)
운동 꾸준히 해서 체력증진 해보려 노력은 하겠지만 저는 스무살 때에도 12시 이전에 꼭 7시간을 자야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었으므로 그 편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시는 게...^^ 헤헤

오플에서 즐기던 따뜻따뜻한 햇살과 여유가 벌써 그립네요! 4월에 또 뵙겠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실거죠?^^!

*P.S: 누구 혹시 저 호랑이 후드 쓰고 있는 사진 가지고 계신 분 지워주시길.....ㅠㅠ 아무도 안 가져가셨길 바라지만 혹시라도 통째로 파일 받으신 분들 너그러이 잘 지워주세요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