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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다이버를 위한 장비
작성자 : JM l

여성 다이버를 위한 다이빙 장비

올 3월 장비 전시회 기간 중, 한 장비 수입업체에서 신제품 세미나가 있어 참석한 적이 있다. 일본 본사에서 매니저가 직접 방문해 신상품이며 일본 다이빙 시장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 중 작년까지 일본 여성 다이버들의 비율이 전체 다이빙 인구의 약 70%를 차지하고 올해는 80% 정도가 여성 다이버라는 조사 결과에 필자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시파단이나 사이판, 팔라우를 가보면 일본 여성 다이버들이 대다수여서 일본은 역시 여성 다이버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 정도 일 줄은 몰랐다.

7~8년 전 사이판 리조트에서 일하면서 일본인 리조트를 보면 가이드들이 모두 여성 강사들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필자도 강사 준비를 하고 있던 터라 그 모습이 너무도 멋져 보이고 당당하게 느껴졌다. 그런 모습을 물속이며 배 위에서 보며 배울 점을 자주 찾곤 했었다.

샵을 운영하던 초반에는 그런 모습들이 자극이 되어 비록 아직은 우리나라 다이빙계가 남성 위주로 모든 것이 되어 있지만 머지않아 여성 다이버 수를 확산시키는 데에 주력해보겠다고 다짐도 했었다.

하지만 1년, 2년.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어느새 그런 긴장감은 떨어지고 그냥 익숙한 교육과 투어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그런 얘기를 듣다보니 좀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여성 강사로서 그나마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남성 다이버들이 많다보니 남성 위주의 장비나 리조트 시설을 개선해 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그냥 따라가며 수긍해 지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 오는 여성 다이버들에게 미안하지만 현실이 이러니 그냥 좀 이해해달라고 얼버무리며 넘어갔었다. 그러나 그 세미나 이후 초심을 잃지 말고 더욱 주변에 관심을 갖고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느끼게 된 것이 장비에 대한 부분이었다. 물론 여성을 위한 다이빙 장비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다이빙 장비 중에 여성들 위주의 장비를 갖추고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여성 다이버는 반드시 여성용 장비를 써야한다 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여성의 심리를 파악해서 여성 다이버들의 활동성을 넓히자는 의견이다. 여성들은 대부분 쇼핑을 좋아하고 자신의 옷을 색상에 맞춰 입거나 액세서리를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무엇이든 입었을 때 날씬해 보이는 것을 선호한다. 여성들의 이런 성향은 다이빙을 배우고 투어를 다니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처음 장비를 구매할 때 예쁘고 화려한 색상의 마스크와 스노클, 핀을 여성 다이버스타일에 맞춰 선택하게 한다면 좀 더 다이빙에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검정색에 몇 가지 색의 라인이 들어간 슈트, 검정 마스크, 노란 오리발 등 조화가 맞지 않는 장비의 배합이 대부분이다. 다이빙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이라도 슈트를 입고 마스크만 쓰면 뚱뚱해 보이고 못생겨 보인다면 다이빙에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

그렇다고 여성 위주의 제품들이 없어 여성 다이버들 수가 늘지 않으며 장비도 많이 판매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있는 좋은 장비들을 어떻게 코디를 해주느냐에 따라서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라는 것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킨장비는 모두 같은 색 톤으로 맞춰주고, 슈트도 좀 더 날씬해 보일 수 있는 라인을 찾고 B.C는 여성 체형에 맞는 여성 전용으로, 그리고 호흡기는 약간 사이즈가 작으면서도 호흡이 부드러운 제품, 그리고 마우스피스도 작거나 성형할 수 있는 제품으로 권한다면 여성 다이버는 다이빙에 보다 만족을 얻게 될 것이다.

결혼 정령기가 점차 늦어지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 여성들은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찾기 마련이다. 그런 이들에게 다이빙만큼 신선하고 즐거운 레저는 없다. 여행과 운동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일드한 레저를 여자인 자신도 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주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아직 많은 여성들이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것에 호기심만 가지고 있지 선뜻 나서지 못한다.

하지만 리조트 시설이나 장비를 점차 여성들의 편의를 고려해서 개선해 나간다면 가까운 일본 못지않게 여성 다이버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한다.

다이빙 전문 샵과 리조트는 여성들이 기존의 것에 맞추며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샵이나 리조트를 갔을 때 여성인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진 무언가에 흐뭇해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 강사들이 노력해야 하는 점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출처 해저여행-